봄이 오면 어김없이 우리 식탁에 등장하는 푸릇푸릇한 채소, 파. 흔하디흔한 채소이지만, 봄의 향기를 가득 머금은 파는 그 어떤 요리에도 깊은 풍미를 더해주는 마법 같은 존재다. 파는 봄의 시작을 알리는 전령사와 같다. 겨우내 움츠렸던 땅에서 힘차게 솟아오른 파는 싱그러운 초록빛으로 우리의 눈과 마음을 깨운다. 봄바람에 살랑이는 파의 잎은 마치 춤을 추는 듯 생동감 넘치고, 흙냄새 가득한 파의 뿌리는 봄의 기운을 고스란히 전해준다. 파는 단순한 채소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우리 민족에게 파는 오랜 시간 함께 해 온 친숙한 식재료이자, 삶의 지혜가 담긴 소중한 문화유산이다. 옛날부터 파는 겨울 추위를 이겨내고 봄을 맞이하는 상징적인 식물이었다. 봄철 돋아나는 파는 겨우내 부족했던 영양을 보충해주는 귀한 ..